0. 시작
어린이날을 즈음하여 2박3일로 캠핑을 계획하였으나, 갑작스런 해외출장으로 인하여 1박을 버리고, 1박만 다녀왔다. 캠핑장은 ‘내소 힐링 캠핑장’ 이다.
1. 떠나기 전
이번 캠핑 계획때부터 일행들과 일정을 맞추기 어려웠는데, 날씨도 비가 온다, 바람이 분다고 말이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취소하지 않고 개기다가 결국 1박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때문에 비가 많이 올 경우를 대비하여 타프를 비롯 대부분의 캠핑장비를 포기하고 가져가지 않았다.
결국 커피한잔 해결할 백유 버너인 소토 토치와 캠핑의자만 지참하였으며, 식사는 현지의 괜찮은 집을 찾아가 먹기로 하였다.
2. 대소 힐링 캠핑장
이러 저러한 이유로 캠핑장에서 보낸 시간이 많지 않아 사진이 거의 없다.
따라서 일부 글과 홈페이지 몇안되는 사진으로 설명을 간단하게라도 해보고자 한다.
홈페이지에는 사이트(홈페이지링크)의 그림과 간단한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사이트 위치는 비교적 잘 나와 적어도 매점, 화장실, 샤워실 따위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으나, 사진은 워낙 대략적인 사진만 보여 크게 도움되지 않는다. 나름 괜찮은 캠핑장의 분위기를 살리기에 사진의 역할이 너무도 미약하다고 생각된다.
캠핑장의 레이아웃이다.
입구에 매점을 포함한 관리실, 바로앞에는 주차장, 그 바로 안쪽으로는 풀장이 있으며, 꽤 너른 캠핑장이 나타난다. 꽤 너른 캠핑장을 골프카로 돌아 보았는데, 매실나무가 빼곡히 들어차 얼마나 큰지 잘 가늠이 되지 않는다. 특히 매실나무는 연령은 7년여 정도 되 보일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얼추 그늘을 만들어 줄 만큼은 된다. 모르긴 해도 매해 4월달 쯤, 매화가 필 때는 꽤 장관일 것으로 생각되며, 꽃잎이 캠핑장비에 달라붙는 것만 제외하면 사진찍기도 좋고, 풍광도 좋지 않을까.
바다에서는 제법 심하게 불던 바람이 캠핑장 안에서는 크게 불지 않았다.
바다와는 약 1킬로미터 정도 떨어져 있지만, 온통 산으로 둘러 쌓인 계곡에 위치하며 진입구가 매우 좁은 탓에 병풍처럼 둘러싼 산들이 센바람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세게 부는 바람을 아주 완전히 막아주는 것은 아니어도, 직접적인 센 바람은 거의 막아주었다.
3. 대소힐링 캠핑장의 갯벌체험
약 오전 10시쯤 됐을까.
캠핑장 사장님이 골프카를 누비고 다니면서 뭐라고 외친다. 자세히 들어보니 양식장을 겸하고 있는 갯벌체험 인원을 모으고 있었다. 처음에는 별로 생각이 없던터라 신경쓰지 않았다.
하지만, 아침에 커피한잔하고, 맛있는 라면하나 먹고 나니 팬션에서 잠자고 온 일행이 오자 갯벌체험을 가기로 한다. 이미 약 2시간여 지난 상태이고, 사장님께 문의하니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때를 고려해도 가겠다면 데려다 주겠단다.
우리가 갯벌에 도착했을 땐, 앞서 도착해서 조개를 잡은 사람들이 나오는 타임이었다.
나오는 사람들의 성과를 살펴보니 약 반통씩은 잡아 온다. 아싸 싶어 약 1시간을 뒤져보았지만, 조개는 한사람당 고작 두세개를 건졌을 뿐이다. 대신 오랜만에 아이들이 갯벌에 뒹굴고 깔깔 거리고 있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4. 대소힐링 캠핑장의 시설
캠핑장에는 기본적으로 화장실, 샤워실, 개수대 및 수영장이 함께 있다.
모두 비교적 깨끗한 편으로, 사용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지만 꾸준히 관리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깨끗한 편이며, 수시로 개수대가 청소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시기적으로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지만, 한낮에는 많이 더워 풀장에는 물이 있고, 풀장으로부터 아이들의 깔깔 거리는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사이트에는 파쇄석이 충분히 깔려 있고, 나름 평탄화도 잘 되어 있는 편이다.
그리고 요즘 파쇄석에 건설폐기물이 섞인 캠핑장도 간혹 있던데 그런 염려는 집에 두고 와도 좋겠다.
좀 더 지난 시기에는 벌써 주렁주렁 매달린 매실도 따먹을 수 있겠다. 이 매실나무들은 이름 봄에는 매화, 늦은 봄에는 매실, 한여름에는 그늘을 제공하는 시설 아닌 시설이다.
5. 대소힐링 캠핑장의 최고 장점
대소사라는 절을 이번 여행에서 처음알게 되었다.
대소사도 대소하지만, 대소사를 들어가기에 앞서 거쳐가야하는 전나무숲이 우리를 반겨왔다.
전나무숲을 지나면 대소사가 나타나는데, 너른 마당을 지나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대소사의 건물들이 보인다. 템플스테이 같은 시설이 새로 들어서는 것같아 보였지만, 속리산의 어느 절과 같이 터무니 없는 규모의 건물은 없다.
조선 인조 때 지어졌다는 대웅보전의 처마는 세월의 탓인가, 아니면 아예 채색을 하지 않은 것인가 모를 정도로 색깔없이 평범해 보이지만, 내부의 용마루 등은 정말 화려하기 짝이 없다. 그러고 나서야 밖에 나와 보니 건물에 사용된 목재들의 표면에 켜켜이 내려 앉은 세월의 모습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이러한 대소사가 대소힐링 캠핑장으로 부터 약 1km거리에 있다.
사이트 구축하고, 산책삼아 아이들과 함께 두런두런 얘기 나누다 보면 어느새 도착해 있을 만한 거리이다. 바다도 가깝고, 사찰과 산의 나무들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라서일까, 캠핑장까지 좋은 장소로 보이고,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장점이다.
혹시나 하는 맘에 조언하자면, 내소사 혹은 전나무숲까지 들어가 보려면, 출입요금이 있으니 현금으로 꼭 준비하자. 카드는 사절이란다.
6. 단점
뭐 사람이 사는 곳이니, 단점이 없을 수는 없겠다.
오히려 개인 취향 아니면 상황에 따라서는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 말이다.
굳이 찾자면 몇가지 이런 것들이 있다.
- 주차장 옆 길건너 닭장냄새
사이트가 ‘A’사이트였는데, 좁다란 시골길 건너에 닭장이 있는지, 냄새가 간혹 바람에 실려 오곤한다. 습한 날임에도 불구하고 심한 냄새는 아니지만, 민감한 사람들은 ‘A’사이트의 바깥쪽은 피하는 것이 좋겠다.
- 샤워실의 선반
습한 곳에 비치된 탓일까, 지저분하게 사용한 것일까.
다소 낡아 보이는 것이 가져온 옷과 수건을 그냥 두기가 마뜩찮다.
- 개울가 옆 진입로 먼지
개울가와 사이트 사이에 진입로가 있다. 이 진입로가 있어 사이트에 차를 대어 놓고 짐을 쉽게 싣거나 내릴 수 있다. 하지만, 진입로와 사이트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 차량 이동시 발생하는 먼지가 그대로 텐트에 앉거나 맑은 공기를 마시며 쉬고 있을 때는 좀 짜증난다.
- 좁은 출입구
이건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겠다.
캠핑장을 약 50여미터를 남겨놓고, 차량 진입이 애매한 그런 커브길이 나온다. 여기는 차량을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서 하지 말고 좀 더 지나가서 차를 돌려 다시 돌아오면서 들어가는 방법을 택하기를 추천한다.
7. 결론
캠핑장으로 나설 때, 그리고, 도착 직전까지 어수선한 일기예보로 인해 꿀꿀한 기분로 캠핑장에 진입했다. 하지만, 이내 잎이 돋아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싱그러운 초록색과, 비좁은(?) 입구를 감수해야 할 만큼 산으로 둘러쌓여 아늑하다.
훌륭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관리되고 있는 시설은 칭찬할만하다.
또한 웬만한 요청을 들어주는 사장님의 센스도 좋다.
하지만 내소힐링캠핑장의 최고는 누가 머래도 내소사와 가까운 거리가 아닐까.
다음에 꼭 다시 들러 2박이상을 즐겨보고 싶다.
끝으로 사이트 사진 한장 투척하고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