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시작
십년을 넘게 사용해오던 수동형 커피그라인더는 그동안 용량이 충분했으나, 소비하는 커피가 늘어감에 따라 손으로 가는 것이 보통일이 아닌 것이 되었다. 특히 그라인딩된 커피를 추출해 내는 방법이 3가지 정도로 늘어남에 따라 커피 입자의 크기 또한 다양해졌는데, 수동형은 구동부의 발열이 없어 커피향을 보존하는데 좋지만, 더치커피용으로 한번에 60g씩 갈아 내려면 꽤 힘든 일이 되었다.
그래서 입자의 굵기를 마음대로 선택가능하고, 힘들이지 않고 적지 않은 양의 커피를 갈아낼 수 있어서 커피 그라인더를 살펴보았다.
1. 구매
어디서부터 시작할까 했는데, 구매 후 꽤 만족도가 높았던 베브비가노 콘테사를 구매했던 카페뮤제오를 살펴보니 매우 다양한 제품이 다양한 가격대로 있음을 알게 되었다. (베브비가노 콘테사 이녹스 구매 및 사용기)
그중에서도 대중에 많이 알려진 Breville사의 BCG820을 구매하기에 이른다.
구매시 조건은 기존에 사용하던 수동그라인더와 같은 그라인더날이 칼날이 아닌 버(BUR)형태로 된 것을 찾았다. 갈려나온 커피의 입자가 고르기 때문에 적절한 용도에 따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제품외관
아래의 사진은 도착한 카톤박스이다.
붉은색의 취급주의 스티커가 있긴한데, 외관을 보니 꽤나 부데끼다 도착한 모습이다.
박스를 열어보았을 때, 매우 좋은 기분을 느꼈다.
커피용품으로 구매한 그라인더인데, 상자를 개봉하자마자 내부에서 커피냄새가 확 올라왔는데,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 없었다. 아래 사진과 같이 덤으로 500g의 블랜딩 커피와 자메이카 오리지널커피가 동봉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나는 냄새였다.
카톤박스내부에서 내용물을 꺼내보니 3가지가 나온다. 앞서 얘기한 것과 같이 커피가 함께 들어가 있다.
선물이라지만 결국 구매비용에 포함되었을터, 하지만 박스를 개봉했을 때 커피냄새가 확 느껴지는 순간은 정말 좋았다.
제품은 또 다른 누런 카톤박스에 담겨있는데, 겉에는 단순하게나마 모델명과 제조사가 인쇄되어 있다.
3. 2차 제품개봉
박스를 또 열어보니 박스가 아닌 사용설명서가 먼저 맞이한다. 브랜드명 밑에 한글로 '그라인더 사용설명서'라고 적힌것을 보니 한글 설명서가 별도로 담겨 있나보다.
제품박스는 매우 단단하며, 3번째 나타나는 박스인지라 박스조차 버리기 아까울 정도로 무척 깨끗하다. 보라색 바탕으로 고급스럽다.
개봉하는 부분에는 회색의 스티커로 봉인되어 있는데, 우측의 사진과 같이 개봉하면 자연스럽게 파손되어 재포장이 불가하게 되어있다.
개봉후에는 반품이 안된단다. 사용하려고 약 2년을 고민하고 구매한 제품인데 반품은 없다.
상부에는 주의사항과 안내 내용이 한글로 인쇄되어 스티커 형태로 붙어 있다. 그와 함께 제품의 특징들이 아이콘 형태로 인쇄되어 있다.
전면에는 각부의 특징이 사진과 설명으로 자세하게 나열되어 있다.
이것만 보아도 제품사용이 가능할 정도로 제법 상세하지만, 익숙치 않은 탓에 사용전 설명서는 꼬옥 보았다.
바닥부에는 별다른 내용이 없다.
무슨 내용이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검은색 스티커를 붙여 가려놓았다.
4. 3차 개봉
3번째 박스를 개봉했다.
개봉하면 뚜껑에 Breville 브랜드 제품이 나열해 있다. 반죽기가 있는 것은 처음알았다.
열어보면 영문 간이 설명서가 나타난다.
간이 설명서와 품질보증서가 함께 포함되어 있는데, 제품등록을 영수증과 함께 하면 18개월로 보증기간을 늘려준단다.
간이형 설명서는 그림으로 설명되어 잘 설명되어 있는데, 자세히 보니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 재질로 보인다. 부엌에 굴러다니다가 물에 젖어도 문제가 없어 보인다.
본체와 악세사리는 요상하게 생긴 종이틀에 담겨 있다.
한쪽에는 전원공급을 위한 플러그와 케이블이 종이틀에 고정되어 있다.
종이틀을 열어보았다.
정말 절묘하게 종이틀의 여기저기에 파트들이 꽂혀 있다.
모든 파트는 비닐에 개별포장되어 있다.
아래 사진은 모든 파트들을 나열한 것이다.
5. 파트
5-1 Hopper (호퍼)
아래는 갈아낼 커피를 담는 호퍼다. 호퍼는 몸체와 뚜껑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용중 호퍼가 분리되지 않도록 내부 중앙에는 잠금스위치가 있다. 대략 450g정도의 커피콩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뚜껑의 회색부분은 실리콘 재질로 호퍼를 완전히 밀폐시켜 커피가 공기중에 노출되어 산화되는 것을 최소화 시켜준다.
하지만, 호퍼에 담겨 있는 커피콩의 산패를 막는 것은 불가한만큼 한번 소비할 양만큼만 담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5-2. 그라인드 보관통 (Grinder Container)
그라인드 보관통은 투명한 플라스틱 재질의 통으로 측면에는 에스프레소 추출양이 적혀 있다. 물론 사용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런 통자체를 좋아하지 않고, 항상 한번 추출양만 갈아내기 때문에 이런 파트가 아무리 좋다 한들 사용할이 없다.
제품의 뚜껑이다. 열렸을 때 설치를 해보면, 갈려 나오는 커피가 흩어지지 않고 완전히 통내부로 들어갈 정도로 잘 들어 맞는다.
또 커피를 잘 보관하기 위해서 밀폐뚜껑이 달려 있어 여러모로 신경쓴 것이 보이나, 산패는 막을 수 없다. 그것이 이미 갈린 커피라 하면 더욱 그러하다.
보관통의 뚜껑은 겉에서 보면, 스테인레스재질로 보이나, 내부에는 플라스틱으로 두재질을 조립하여 제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5-3. 청소용 솔
있으나 마나한 존재감의 청소용 솔이다.
그렇지만 뻣뻣한 질감의 유난히 긴 솔부분은 수시로 청소해야하는 그라인더의 날 부분을 청소하기에 최적화 되어 보인다.
설명서에서는 그라인더 날을 청소할 때에는 스테인레스 스틸임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물에 닿지 않게 하라고 한다. 해보니 이 솔과 진공청소기와의 조합이 가장 좋은 듯 싶다.
5-4. 포터필터용 크래들 (Portafilter Cradle)
에소프레소머신에 많이 사용하는 포터필터를 집에서 사용하지는 않아 사진조차 찍지 않았다. 하지만 BCG820은 포터필터 50~54mm 맞는 크래들과 58mm에 맞는 크래들을 포함하고 있다. 따라서 위에서 보았던 그라인드 보관통 대신에 포터필터를 직접거치하여 갈려 나오는 커피를 받아낼 수 있다.
6. 본체
본체는 기본적으로 외부는 은색을 띈다. 액정화면에는 화면이 정교하게(?) 인쇄된 보호필름이 붙어 있다. 처음보고 처음 사용할 제품이지만, 인터페이스가 단순하고 조작 버튼이나 다이얼이 크고 명확하여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직구하면 훨씬 저렴하게 구매 가능할 제품이지만, 구동부와 사용량에 따라 수명이 달라질 수 있으며, 미국판매제품은 100~110V전용으로 변압기가 필요하므로 고려대상에서 배제하였다.
스테인레스 재질의 겉 외관이 미려하고 단단한 조립 마감 상태가 마음에 든다. (Breville은 호주 브랜드이나, 제조국은 중국이다.)
정교하다는 액정보호용필름이다.
뒤에 액정판에 그림자만 비치지 않는다면 깜빡 속을 것 같다.
아래 사진의 최상부에 보이는 은색부분은 포터필터 크래들을 조립할 때 '탁' 소리를 내며 들어가 붙어 고정되도록 하는 자석이다.
아래의 동그란 버튼은 포터필터를 거치대에 올려 놓을 때 밀어 넣으면 자동으로 작동되도록 하는 포터필터용 작동 스위치이다. 당장 포터필터를 사용하지 않아 쓸 일이 없겠지만, 사용편의가 돋보인다.
분쇄 굵기를 조절하는 본체 측면에 붙은 다이얼이다.
위로 돌리면 곱게(FINE), 아래로 돌리면 거칠게 혹은 크게(COARSE) 갈리도록 설정할 수 있으며, 그 정도는 전면의 액정으로 확인이 가능하다. 재미난 것은 이 다이얼이 생각보다 뻑뻑한데, 본체의 무게가 약간 무거운 편으로 다이얼을 돌린다고 본체가 움직이지는 않는다.
커피콩이 주입되면서 실제로 갈리는 원통형 버(Conical Burr)이다. LOCK에 고정된 붉은색 화살표를 ALIGN으로 돌려 분리가 가능하다. 재질은 스테인레스스틸이다.
본체의 바닥은 분리가 가능하다. 이로서 사용중 흘리는 커피가루들을 쓸어내거나 훝어낼 필요없이 그냥 바닥 뚜껑을 분해하여 털어내고 재조립하면 된다. 막상 써보면 굉장히 편리한 부분이며, 조립시 고정은 자석으로 고정된다.
아래 사진과 같이 바닥을 분리하면 본체의 관리방법에 대해 인쇄된 스티커가 나타난다.
호퍼를 본체에 고정하는 부분이다.
호퍼에는 조립할때 가이드용으로 돌출된 부분이 있어 본체에 조립시 용이하다.
본체에 컨테이너를 올려보았다. 다른 파트들에 비해 조립성이 약간 어설프지만, 나쁜 수준도 아니다.
그렇지만, 갈린 커피원두를 그대로 놓을 일이 없어 앞으로 사용할 일이 없을 것 같다.
본체의 뒷부분에는 모터의 과열을 방지하기 위한 방열구가 있고, 그 아래에는 'Breville'이 음각되어 있다.
이 제품 뒷태가 참 괜찮은 것이 뒷태에 신경을 많이 쓴것으로 보인다.
바닥면에는 중앙에 제품 정보가 한글로 인쇄된 스티커가 붙어 있다. 그리고 검은색의 둘레는 전원케이블을 감아둘 수 있는 공간이다.
그 바깥으로 4개의 볼트가 보이는데, 고무 발이 둘러져 있어 제품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일본산 Kalita hand grinder(갈색)과 함께 찍어 보았다. 10년을 넘게 사용했지만 여전히 힘을 들여야 하는 것만 빼면 쓸만한 제품이다.
얼마나 잡아 돌렸는지, 나무재질의 손잡이는 광이 날 지경이고, 손잡이의 검은 부분은 땀으로 부식이다.
7. 결론
사실 이제품은 국내에서는 바가지에 가까울 만큼 직구가격과 국내가격에 큰 차이를 보이던 제품이다. 물론 국내가격은 할인전, 직구가격은 할인가격이라는 것이 함정이기는 하나, 반도 안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은 직구에 발을 들이게 하는 요인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S 문제와 변압기 사용에 따른 불편은 2년동안 이제품을 구매하지 못하게 하다가 할인을 빙자하여 최근 가격이 조금씩 낮아져 구매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구매하여 사용해보니 60g씩 갈려면 정말 끝도 없이 핸들을 돌려야 하는 느낌과 힘을 주어 꽉 잡아야 하는 수동형 그라인더의 불편함은 온데간데 없이 정말 고급지게 갈아내는 모습을 보며, 이걸 왜 이제 샀을까 하는 기분이 든다.
커피를 좋아하는 이라면, 개인적으로 머신보다는 Burr Grinder를 먼저 구입하기를 추천하고 싶다.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다양한 굵기를 선택해야 하는데, 추출은 수동으로 이것저것 대안이 있으나, 원하는 굵기를 얻기위해서는 Burr그라인더 말고는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다음에는 그라인더를 사용하여 베브비가노 콘테사를 이용한 추출을 정리해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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